-
[Playlist] 해가 지고 걷기 좋은 시간이 열린다LIFE 2020. 3. 8. 23:14728x90반응형
" 생각을 정리하는 저녁의 산책"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를 한지 2주가 넘었다. 2주동안 그동안 챙기지 못했던 나에게 집중할 시간을 가졌다.
업무공간에서 오는 답답함이 집에서 일하면서 조금은 해소되었다.
그리고, 퇴근 후 집 근처를 산책할 여유가 생겼다. 평소 멀다고 느껴진 거리를 차근차근 걸어간다.
5시 30분, 퇴근 후 가볍게 차려입고 따듯한 음료 하나를 들고 걸어간다.
3km정도에 있는 경춘철교로 걸어간다. 경춘철교에서 반대편에 사는 친구를 만난다. 나는 저쪽에서, 친구는 그쪽에서 걸어온다.
걷다보면 하늘이 변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오후 5시 30분부터 6시 사이, 해질녘 노을은 매일 다른 색을 보인다. 하늘의 변화를 보면서 무심하게 걸어간다.
걸어가면서 플레이리스트를 챙긴다. 해지는 저녁감성에 맞는 듣고 싶었던 노래를 듣는다. 가사를 삼키며, 인간관계, 일에 대한 고민거리,
삶에서 오는 회의감을 곱씹는다. 그러면 분노도, 슬픔도 자책도 조금은 진정된다.
삶은 고통이지만 꾸준히 걷다보면 고통을 삼키고, 치유되는 기분을 느낀다.산책길의 플레이리스트
짙은 _ 잘지내자, 우리
존 박, 임채언 _ 잡아
존 박_ 3월 같은 너
카더가든 _ 아무도 필요없다
선우정아 _ 도망가자
선우정아 _ 멀티 플레이어
김사월 _ 엉엉
김사월 _ 너무 많은 연애
김사월 _ 그리워해봐같은 하늘이라도 한 자리에 앉아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보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푸른색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리고, 또하나의 '즐거움' 중 하나는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이다.
'김혜리의 필름클럽'은 삶의 일부를 발췌한듯한 영화들을 선정하여 김혜리 기자, 최다은 PD, 임수정 배우가 영화 음악, 비하인드스토리, 감독 이야기, 각자의 관점 등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선과 해석 등을 통해 나 위로받는다. 또한,
'필름클럽의 영화 이야기'를 듣고 위로받은 사람들, 힘을 얻는 사람들, 수많은 공감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한다.
산책길에 함께한 '김혜리의 필름클럽' 리스트
99회 - 결혼 이야기(Marriage Story) _ 2019.12.04
"형사 사건 변호사는 범죄자의 좋은 점을 말하고 이혼 소송 담당 변호사는 보통 사람의 나쁜 점을 이야기한다."
101회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_ 2020.01.15
"Non possunt fugere Parvum vident nobis
Nos resurgemus."
(They can not run away
They see us as small We shall rise)
"우리가 높이 솟구칠수록 날개가 없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더 작아보일 거야"
- 니체의 말을 인용한 '모닥불 앞 아카펠라 씬 ' 중에서 -도시에서 발견한 미학 편도 3km는 언뜻 길어보이지만 꽤 짧은 거리다. 그러나, 해질녘에 걷다보면 시간은 더욱 빠르게 흐른다. 밤의 온도가 달라지고, 바람이 달라지고, 공기의 냄새가 달라진다. 그리고, 나의 생각들도 달라진다. 마음은 바람에 흔들렸다가도 진정이 되고,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기도 한다.
또한, 특별한 활동을 할 수 없지만, 마음의 위로가 되는 친구를 만나며 서로의 생각들을 주고받으며 다시 힘과 시너지를 얻게된다.
요즘처럼 밖에 나가기 쉽지 않지만, 사람 드문 길을 걸으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
그리고, '듣는 즐거움'을 통해 삶의 위로를 받아간다. 오늘의 걷기도 '하루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728x90반응형'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Place] 밀리언 아카이브2 _ 하와이안샵 : 휴가대신 빈티지로! (0) 2020.08.05 [Place] 밀리언 아카이브1 _ 패스트패션이 지겨울 때 빈티지 (0) 2020.06.07 [Minding] 마음쓰는 사람들 (0) 2020.02.02 [Culture] 아재의 미학 (0) 2019.10.19 [Minding] 남겨진 사람들 (0) 2019.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