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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ace] 오로지 음악만 듣는 공간, 음악감상실 콩치노 콩크리트
    LIFE 2022. 11. 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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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에어팟을 껴고 노이즈 캔슬링으로 음악을 듣다 보면 '이 곡은 에어팟으로 듣기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곡이 있다. 콘서트에 가거나 공연을 가더라도 음악의 웅장함에 푹 빠져들지만 집에서 스피커로 다시 들으면 그 느낌이 안난다. 이런 아쉬움에 파주에 대형 음악홀을 지은 사람이 있다. 바로 콩치노 콩크리트 대표님이다. 사실 치과의사가 본업이지만 오디오필로서 오디오를 수집하다 결국 콩치노 콩크리트까지 짓게 되었다. 음악의 섬세함을 잘 알진 못하지만 제대로 된 음악을 느껴보고 싶어 파주까지 가게 되었다. 


    북한을 마주한 강을 따라 달리다보면 콩치노 콩크리트가 나타난다. 콩치노(concino)는 라틴어로 화합, 울려퍼지다 등과 같은 뜻이라고 한다. 콩크리트는 콩치노와 이름을 맞추기 위해 '콘크리트' 건물이라 '콩치노 콩크리트'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이 곳은 음악감상실이자 대형 음악홀로서 입장료가 있다. 퇴장시간과 상관없이 1인 입장료 20,000원을 받고 있다. 

    음악에만 집중하라는 뜻에서 음악만 오로지 감상할 수 있는 홀로 외부 음식, 음료 반입이 안된다. 원한다면 생수 한 병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독립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극장의 룰과도 유사하다.

    처음 입장하면 웅장한 음악이 온 몸을 감싸기에 '음악을 오감으로 먹고 느끼고 마시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연히 노트북 등이나 다른 일을 하기 위한 목적도 안된다. 그러나 책은 들고 갈 수 있어 음악을 즐기며 가벼운 독서는 가능하다. 

    그러나 입장하는 순간, 들고간 책의 존재는 잠시 잊게 된다. 모두들 각자 편한 자리에 앉아 오로지 음악만 듣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못하고 사는 시대에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시간은 참으로 귀하다. 

    홀 가운데 대표적인 스피커가 놓여있고 오른쪽엔 LP와 축음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오른쪽에서 운영자 분이 LP를 직접 바꿔 낀다. 공연 실황이 녹음된 곡은 빔 프로젝트로 화면에서 공연 영상을 같이 볼 수도 있다. 

    콩치노 콩크리트의 장점은 음악을 알지 못해도 음의 섬세함과 더불어 어떤 악기가 쓰였는지, LP가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음악에 어떤 감정이 실렸는지 느낄 수 있게 된다. 특정 악기들은 스피커마다 다르게 흘러나온다. 예를 들어 왼쪽에 있는 스피커에 호른이 흘러나오면 오른족엔 비올라가 흘러나온다. 음악마다 다른 매력이 있고 좌석마다 다르게 들리니 여러 좌석에 앉아 보게 된다. 

    이 곳의 또다른 매력은 통창이 곳곳에 놓여 있고 2층까지 있어 빛이 시간에 따라 흘러나오면서 회색 콩크리트에 노을빛이 입혀지는 느낌을 받는다. 출사를 위해 온 사람도 꽤 있었다. 또한 강건너 북한이 살짝 보이면서 저 땅에서 흘러나오는 호기심과 신비함을 느끼고 음악과 함께 단절에 대한 감정도 새롭게 느껴진다. 

    2층으로 올라오면 확실히 좀 더 한 걸음 멀리 떨어져 음악을 즐기는 기분이 든다. 음이 멀리까지 뻗어나고 공간이 크지만 사람들의 작은 발걸음, 움직임이 다 들리기에 LP를 교체하는 시간엔 모두들 움직임을 멈추는 편이다. 가끔 이 시간에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들리면 운영진 분께서 주의를 주는 편이다. 

    특히 LP를 바꿀 때마다 오래된 LP는 팝콘튀는 소리가 나기에 튈지, 안튈지에 대한 긴장감도 들면서 공연 인터미션의 느낌도 든다. 대부분 관리가 잘 되어 있어 튀진 않는 듯 하다. 

    사실 이러한 운영방식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금 우리 집에서 들을 수 없는 공연에 왔다고 상상하면 입장료가 아깝지 않다. 딱 14시부터 19시까지 일련의 흐름에 따라 플레이리스트가 정해져있어 '한 곡만 더 듣고 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2층이나 복도에는 대표님의 귀한 소장품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타이타닉 1차 LP 에디션으로 보이는 건 증서도 있었고, 역사가 오래된 LP나 작품들도 있었다. 

    14시부터 입장 후, 몇 시간만 듣고 가기에 아쉬워 듣고 있다보면 19시가 다가온다. 평일 저녁엔 퇴근길과 겹칠까봐 18시쯤 떠났지만, 지는 해를 보며 음악을 뒤로 하고 떠나니 다음 방문이 더 기대되었다. 


    콩치노 콩크리트

    영업시간 
    월화금 14-19시
    토일 12-19시
    수목 휴무일

    *대관이 있는 날을 휴무가 있기에 자세한 사항은 인스타그램 또는 블로그 참고

    콩치노 콩크리트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에서 오로지 음악만 느끼고 싶다면 꼭 한 번 들리길 추천하는 곳이다. 이 공간은 오히려 '음악을 모르고 있어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더 추천한다.

    파주엔 콩치노 외에 다른 음악감상실도 있다고 한다. 거긴 커피만 제공된다고 하지만, 관심있다면 온 김에 그곳에도 한 번 들려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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