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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내 이름은 김삼순 : '삼식이'는 왜 인기가 많았을까?CULTURE 2020. 10. 11. 16:17728x90반응형
2005년 방영된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당시 50%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유튜브에선 그 때의 '김삼순(김선아)'을 그리워하며 매번 여름마다 드라마를 찾는다. 나 역시 당시엔 보지 않았지만 '커피 프린스 1호점'을 다시 찾아보다가 댓글에 여름만 되면 '커프'와 '삼순이'를 찾는다는 댓글에 우연히 찾아서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 드라마를 요약해서 올려준 영상의 댓글엔 삼순이를 보고 파티쉐를 꿈꿔 파티쉐로 일하고 있다는 댓글도 있고, 당당한 모습의 그 때의 삼순이를 그리워 찾는 글도 있다.
그러나, 당시에 이 드라마를 보지 않았떤 내겐 주연인 '현진헌(현빈)'이 너무 폭력적이라 충격적이었다. 다시 이 드라마를 찾은 당시의 시청자 역시, 댓글에서 '왜 그때 멋있어 보였을까, 새삼 똥차다, 15년 전엔 한국에 저런 나쁜 남자가 유행했나 너무 놀랐다' 라는 댓글이 많다.
그만큼 10년 전 한국에서 유행한 '나쁜 남자' 캐릭터가 당시 가부장제에서 남성에게 지배받아온 여성과 사회를 살펴볼 수 있었다.
헌진헌(a.k.a 삼식이)는 당시 K-드라마에서 유행하던 주인공들의 전형적인 행동을 보여준다. 당시의 '나쁜 남자' 캐릭터는 강압적이어야 멋있다고 생각을 했을까? 모든 행동이 폭력적이다. 대표적으로, 삼순이 맞선 현장 가서 거짓말하며 (당시 교제중도 아니고, 사장과 직원 관계지만 사귄 척 하며) 손 끌어 당겨서 데리고 나오기, 삼순이가 좋아졌을 때 벽에 밀쳐 강제로 키스하기, 키스할 땐 (사람들이 있는) 남자 화장실에 끌고가서 키스하고 좋아한다고 윽박지르기 등이 있다.
그리고, 키스 후 삼순이가 화내면 '남자 화장실에서 목소리 높이지 말라, 진정하라' 라는 식으로 말한다. 또한, 둘의 첫 만남에서도 삼순이가 남자화장실에 잘못 들어가서 화장실 칸에 울고 있으니 문을 두드리며 '아줌마, 수유 중이냐? 나와라' 라는 식으로 말한다. 낯선 처음 보는 이에게 이렇게 예의없게 + 특히 여성비하적인 발언을 한다는 건 헌진헌의 인성에 의심이 된다.
'내이름은 김삼순'은 '서른살의 뱃살이 치부인 노처녀 '김삼순'이 젊은 27세 부자집 자제지만 상처많은 '헌진헌'을 만나는 좌충우돌 사랑이야기다. 드라마를 제작한 이후 '김윤철' 감독은 케세라세라, 우리 사랑할 수 있을까 등과 같은 드라마를 제작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김삼순의 나이 서른은 '이제 삶을 알아가는 나이'지만 '서른 살 노처녀'라는 캐릭터로 푼수같으며, 남자의 모든 잘못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결혼을 목표로 하는 여성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연출된 시선이 아닌 '김삼순' 캐릭터에 집중해봤을 때 사실 삼순이는 진심어린 사랑과 자신이 좋아하는 제빵을 하며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꿈꾼다. 맞선을 매번 보긴 하지만 사실 결혼이 목표는 아니고, 자신을 진정으로 좋아해줄 사람을 원한다. 그러나, '삼식이'는 삼순이와 교제 후, 집안에서 반대를 하자 결혼을 위해 '임신'한 뒤 아이를 가지자고 한다. 이때도 역시 삼순이의 손을 잡아 끌며,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관계를 가진다.
(이미 그 전엔 삼순이가 피임을 원하자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자신의 욕구만 채우려고 한다)그리고, 삼식이가 오랫동안 사겼던 전 애인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미국까지 데려다 준다고 한다. 물론, 둘은 친구이기도 했으므로 삼순이는 끝까지 반대하다가 결국 삼식이를 믿고 보내준다. 그러나, 엽서 몇 통만 보내고 자신의 사업에 도움될 공부를 위해 여행을 다닌다. 이후, 두달만에 나타나 '삼순이의 운명같은 맞선남'과 만나는 현장에 민폐처럼 나타나 다시 삼순이 손을 잡아 끌며 왜 화났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자신이 오히려 화를 낸다.
이 드라마의 안타까운 점은 삼순이는 자신의 직업, 삶, 연애 모두에서 주체적이다. 삼식이와의 성관계에서도 자신의 성적 욕망을 드러나나, 그 욕망을 충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파티쉐라는 직업에서 자신의 명성을 더 키우고자 자신의 가게를 내고 성공을 위해 계속 나아간다. 연애에 대해서도 '한번도 장난처럼 만난 적 없다'며 진심을 강조한다. 모든 일 앞에서 충동적이고 자신의 감정을 주체못하는 삼식이와는 상반적이다. 그러나 오로지 '잘생긴 외모'로 어필하는 '삼식이' 앞에서 '삼순이'의 캐릭터가 묻혀져서 아쉽다.
"지금 이 드라마가 나왔다면?"
지금 이 드라마가 나왔다면, 삼식이 캐릭터는 완전히 개조하고 싶다. 요즘 Z세대가 좋아하는 웹소설은 '악녀'가 대세다. 여기서 '악녀'는 무조건적인 '악인'이 아닌 타당한 이유가 기저에 깔려있으며, 주체적이며, 오히려 이러한 여성 앞에서 남자들이 더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지금 이 드라마가 나왔다면 오히려 삼식이는 몰매를 맞을 것이다. 10년 사이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성의 인권에 대해 더 인식으로 문제점을 볼 수 있다면, 세상이 그래도 변화는 하고 있다는 긍정적 징조로 본다. 그럼에도 아직 사내 성범죄가 '미투 운동' 등으로 고발되는 거 보면 아직 세상이 멀었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그런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강압적인 태도가 당시 사회 기저에 깔려있다는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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